지난번에 이야기 한 admission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서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arvard, MIT, Princeton과 같은 명문에 입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서 적응을 못하면 소용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학문적으로 성과를 내는 교수님들 보면, Top3가 아니라 각자의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교수님들의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아서 성공한 케이스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학교에서 잘하면 더 좋겠지요)
가서 잘 하기 위해서는 입학보다는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며, 유학시 케어를 잘 받으면서 본인에게 최적의 교육을 받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위에 admission을 위한 조건에 비해 공부를 위한 조금더 구체적인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영어/토론/참여
기본적으로 미국에 유학을 간다고 했을때,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한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영어가 후달려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되레 겁을 먹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그룹을 짜서 공부를 하게 되는데, 이때 서로 의견을 많이 내면서 사고를 증진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알고 있는 것들을 쓰기 보다는 peer review를 통해서 갈고 닦는 과정이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한편, 영어를 잘 하는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차후에 job market 나갈때도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매우 성공하신 김응한 교수님과 Ann Arbor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교수님께서 언급하신 (많은) 내용 중 하나가 영어로서 의사소통 능력이라며, 한국 학생들이 많이 피해를 보는 부분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 얼마나 유창하게 발표를 하고 사람들과 편하게 의사소통을 하며 지낼 수 있는지 job talk에 가서 평가를 받게 되는데, 영어를 못하거나 말을 잘 못하면 아무래도 동료로서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합니다. 물론, 굉장히 quantitative/theoretical한 연구를 하면 이를 조금 피해갈 수 있긴 하고, 워낙 연구를 잘하면 극복할 수 있겠지요.
2. 수업/논문/세미나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어느정도의 대학원 공부를 미리 해 오는것이 좋습니다. 경제학 (경영학의 경우가 더 심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박사과정의 경우 학부에서 배우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단 복잡한 논문이 이해가 안가는 것은 물론, 양도 무지 많기 때문이지요. 대학원에서 주최하는 세미나, 특히 양질의 세미나가 있다면 잘 몰라도 가서 들으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너무 모르면 시간 낭비가 될 수 있으니, 어느정도 논문을 미리 읽고 가는게 좋은 것 같은데요, 이건 참 아직도 제게 어려운 것 같네요 (반성중입니다).
대학원에 맨땅에 헤딩하는 식은 매우 위험한 것 같습니다. 일단 대학원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뒷쳐지기도 쉽고, 그러다보면 자신감 상실부터 교수들 눈에도 안띄니 참 난감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성적에 매달리는 공부보다는 깊이 생각하는 공부를 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업을 듣고 A+를 받아도 남는게 없는 수업이 있고, 힘들고 고생하고 성적이 안좋아도 배우는게 많은 수업이 있습니다. 유학을 잘 가기 위해서는 전자가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선택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포장’만’ 잘 되어있으면 어차피 가서도 고생하니까 내실을 든든히 채우고 그 이후에 포장을 걱정하는게 더 좋다고 봅니다. 저는 학부 3학년때부터 어렵다는 과목을 골라서 들었는데 정말로 성적은 떨어졌지만 참 배운게 많았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도 제 사고를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유학에 있어서는 참 쓴맛도 많이 보았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운 좋게도 (장학금 빨로) 좋은 학교와서 공부하고 있고, 닫힌 문 열고 들어왔는데도 잘하지는 못하지만 살아남을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유학을 가겠다는 학생들이 한국 대학원(석사)과정에 들어와서 미시가 어렵다고 거시와 계량만 먼저 듣고 미시를 이후에 듣는 경우를 종종보곤 합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수강을 했으니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경제학적 사고를 잡고 개념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미시에서 배우는 내용이 베이스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시를 전공하지는 않더라도 거시보다는 미시나 계량을 먼저 듣게 도움이 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경제학적 사고/리서치
박사라면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고민도 하고 생각도 하고 많이 읽어보는게 중요한데요, 유학준비를 하면서 이러한 사고, 스스로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할까? 왜 경제는 이런식으로 움직이고 이런 정책을 펴는 것일까? 깊게 분석을 해 보는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의문을 품고 간단하게라도 스스로 생각해보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를 연장해서 작은 논문이라도 써 보면 좋겠지요. Term paper나, 석사를 하는 분들은 석사 논문을 한달만에 대강 써서 내기 보다는, 스스로 생각을 많이하고 이유를 찾아서 고민해보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니 시간을 어느정도는 투자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힘들다면, 교수님의 연구조교라도 되어서 교수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방법을 쓰는지 가까이서 보는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4. 대학원?
학부때부터 대학원 수업을 듣고 수학한다면 굳이 석사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조금 늦게 준비를 한 분들의 경우에 석사를 거쳐서 가는것도 매우 긍정적으로 고려하라고 권합니다. 대학원은 SKY 대학원이나, Duke를 포함한 일부 경제학 석사과정을 제외하면 유럽쪽 석사를 권하고 싶습니다. 많은 훌륭한 학생들과 교수진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이 외에도 quantitative한 스킬이 약간 부족하다고 하는 경우에는 미국의 유명 대학의 통계학이나 유사 석사프로그램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는 어드미션에도 물론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대가들의 수업을 듣고 그들의 intuition을 배우며 보다 많은 RA기회를 통해서 연구자로서의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수업의 exposure는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일례로 제가 있는 곳에서 대학원 수업을 하나도 듣지 않았던 학생들의 경우가 희박할 뿐더라 하나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꽤나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유학 준비과정을 보면, 3학년때까지 기본적인 경제학/수학/통계 과목을 들어놓는게 좋습니다. 여기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학부과목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즉, microeconomics, macroeconomics, econometrics, calculus 1,2, linear algebra 1,2, analysis 1,2, probability theory, mathematical statistics정도가 되겠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경제학 교수님들과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서 4학년 시작할 즈음에는 학부 RA로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3학년정도때부터는 회사나 연구소 인턴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지는 않더라도 회사/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실질적인 경험을 해 보는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회가 있는 경우에 교환학생을 통해서나 국내에 간혹(?) 오시는 외국의 인지도가 있는 교수님의 수업을 듣거나 다른 방법으로 추천서를 받기 위한 노력을 하는게 분명히 좋은 것 같습니다.
지원하는 학기 (보통 4학년2학기) 즈음에는 학기 시작할때부터 교수님들께 지원사실을 알리고 추천서 언급을 하는게 좋습니다. 또한, 10월에서 늦어도 11월중순까지는 대략적인 SOP와 지원학교를 정하고 교수님들께 최종상담 및 부탁을 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일부 학교들이 11월에 마감하기도 하니까 미리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교수님들께 부탁드릴때, 자신의 약력, CV, SOP, 성적표(해당 교수님 수업에 하이라이트), 지원 동기등을 첨부해서 파일로 엮어서 저는 다 드렸습니다. 그걸 자세히 보시는 교수님도 계시고, 안보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래도 참고하실 교수님도 계시고 일종의 성의의 표시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CV(Resume)에 대해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가장 좋은 방법은 한 3학년때부터 스스로 한번씩 써 보는 것입니다. 포맷은 일반적으로 해당분야 Ph.D Candidate들이 쓴 양식을 따라서 쓰면 되는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학력과 관련된 사항이 먼저오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뒤에 배치합니다. 너무 짜잘한 내용들은 과감히 없애고 중요한 경력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CV나 SOP나 미리미리 써 보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 자신이 어느 분야가 부족하고, 어떠한 경험을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필자는 3학년 첫학기때 ‘지구촌 생활 문화와 국제 매너’라는 수업에서 숙제로 Resume 작성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유학에 대한 생각이 있어서, 한글 Resume, 영문 Resume/CV, 미국 모 대학 Application form을 받아서 칸들을 채우고 SOP를 써서 내서 교수님께 칭찬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 썼던 것들이 차후에 인생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매우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학 학교 결정시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몇가지 있는데, 최근 졸업생들의 졸업 현황과 연구 분야의 유연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이 확고하게 어떤 분야를 공부해야겠다싶은 마음이 들면 연구 분야의 유연함보다는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교수진이 좋은지 볼 필요가 있겠지요. 졸업생들의 현황이 바로 얼마나 교수들이 학생들을 케어해주는지 나타내는 가장 좋은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명성이 좋아도 졸업생 output이 좋지 않은 학교들이 있는데, 한번쯤은 꼭 고려해볼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중요한 사항은 funding 여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외부 장학금이 있지 않는 이상 자기 돈 내가면서 박사를 하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1~2년 후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으니 여유가 된다면 괜찮지만, 여유가 없는 분들은 무리해서 엄청난 등록금과 생활비를 내 가면서 좋은 학교에 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학교측 입장에서 덜 매력적인 학생이라는 것이고 그만큼 초반부터 관심을 덜 받고 관리도 또한 다른 학생들에비해서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도 언급하였지만 장학금/생활비가 중요하다면 관심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다른 유사과정에 지원하는 것도 꼭 고려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일부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안에 경제학 박사과정을 설립한 곳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은 모두 tuition/stipend를 지원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또한 public economics와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public policy school에 지원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입니다. Public policy소속의 박사과정도 대부분 전문 대학원으로써 금전적 지원을 모두 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경우 전공 선택이 제한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은 유념해 두시기 바랍니다.
유학 학교에 있어서 또 고려해야할 사항은 생활 환경입니다. 의외로 많이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한국 사람들과 좀 가깝게 지내고 싶으면 한인 커뮤니티의 활성화 정도도 고려해볼만 하고, 날씨에 민감하신 분들(날씨에 따라 쉽게 우울해지거나 동요되시는 분들)은 미국이 참 넓어서 곳곳마다 다양한 날씨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미리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혹시나 장학금이 부족하게 나온다거나, 생활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물가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시골학교들은 싼 편이지만 차이가 꽤 있으니 미리 알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경우가 많으니 생각보다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박사 과정 진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왜 박사를 해야 하는가. 굳이 유학을 가야 하는가. 준비는 얼만큼 되었는가. 내가 어느정도 위치인가… 아마 고려해야할 사항이 매우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심지어 박사과정이 긴 만큼 정말로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게 아니라면 (심지어 그런 경우라도) 결혼 문제나 먹고사는(?) 실질적인 문제까지 고려해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박사 유학에 대한 결심을 하셨다면, 합격에 성공하고 그 보다 더 나아가서 유학생활 자체에 대한 성공을 목표로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이 짧은 3회 시리즈는 사실상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고, 준비하는 많은 분들에겐 식상한 내용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면이 있었으면 좋겠고, 준비를 막 시작하는 분들에 있어서는 약간의 가이드라인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고 스스로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준비를 잘 하셔서,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하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잠깐의 휴식 뒤에 시카고 경제학 2년차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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